서브노티카 번외편 : 레비아탄 아쿠아리움
지난 포스팅에서 외계 바다행성에서 생존하고 탈출하는 게임인 서브노티카에 대해서 이야기한 바 있죠.
처음 플레이할 당시에는 방해가 되는 생물들은 밀어버리고 간다는 컨셉으로 공격적인 레비아탄들을 죽이는 일이 있었습니다만, 이번에는 현지 생태계와의 공존을 추구해 보기로 했습니다. 생존용 칼 이외에는 게임에서 만들 수 있는 살상무기가 없는데, 이 역시 토착생물들과의 공존을 지향하는 개발진들의 생각이 반영되어 있는 결과라고 합니다.
제가 동물들을 해칠 일이 없어지기 위해서는 동물들이 저를 위협하지 못하도록 하는것이 좋겠죠. 그래서 사신 레비아탄을 위한 거대한 집을 만들어 봤습니다. 이런식으로 레비아탄을 반려동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들의 서식지 주변에 기지를 지어야 되기 때문에, 위치선정에 제약이 좀 있습니다.
사신 레비아탄의 덩치가 워낙 크기 때문에 기지도 그에 걸맞게 크게 지어야 합니다. 기지 기반을 가로, 세로 5개씩 지어서 바닥을 만들고, 복도와 기둥을 사용해서 거대한 케이지를 만들었는데요. 4면중에 3면을 먼저 만들고 사신 레비아탄을 유인한 다음, 정지장 소총으로 세워둔 상태로 나머지 1면과 천장을 만들어 줬습니다. 레비아탄이 기지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서 배회하면 꼬셔서 데려오기가 어렵기 때문에, 세이브와 로드 역시 적당히 활용하면 좋습니다.
이런 기지를 짓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자원이 소모되기 때문에, 자원 수집을 위한 노가다가 필요합니다. 건축에 소요되는 시간 중 상당부분은 자원을 수집하기 위해 사이클롭스를 운전하며 이동하는 시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이클롭스에 이온결합 파워셀 6개를 장착하고 열발전 (thermal reactor) 모듈까지 달아주면 편리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티타늄과 석영이 1000개 단위로 소모되고, 보강판을 만드는데 필요한 리튬 역시 100개 단위로 소모됩니다. 안전한 여울과 해초숲 뿐만 아니라 오로라호 추락지역과 모래언덕 (Dunes) 및 전구지대 (Bulb zone)에 있는 고철까지 주워서 티타늄을 수급해야 합니다. 석영 역시 초원평야에 널려있는걸로는 부족하고 모래언덕, 블러드켈프 (Blood Kelp zone), 대암초 (Grand Reef)에 있는것까지 전부 쓸어담아야 합니다. 기지 내구도를 올리기 위해 격벽도 많이 만들게 되는데요. 이를 위해서 실리콘 고무도 많이 소모됩니다만, 미역덩굴 씨앗군집을 실외재배기에서 양식하면 무한대로 수급이 가능해서 큰 문제는 아닙니다.
많은 자원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일단 완성하고 나면 엄청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강화잠수복을 입어도 야외에서 접근하기 부담스러운 사신 레비아탄을 가까운 곳에서 보면서 감상할 수 있죠. 레비아탄이 있는 케이지 바닥에 실외재배기들을 설치하고, 여러 바이옴에서 자생하는 식물들의 씨앗을 심어주니까 확실히 미적으로 보기 좋습니다.
반려동물인만큼 이름을 지어주면 좋을거 같은데, 딱히 괜찮은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서 그냥 사신이 (Reappy)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전망대와 다목적실 유리돔을 설치하면 기지 내부에서도 산소 걱정 없이 구경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가끔씩 특별식으로 피퍼 (peeper)를 잡아다 주기도 하는데, 처음에는 사신이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다가도 결국에는 받아먹습니다.
장난감으로 생물유인책 (creature decoy)을 가져다놓으면 격렬하게 가지고 놉니다.
사신 레비아탄은 자체적인 생물발광이 없기 때문에 빛을 비추지 않으면 밤에는 보이지 않는데, 스포트라이트를 설치해놓으면 밤에도 사신이의 모습을 볼 수 있죠. 다만 스포트라이트의 전력소모가 많은 편이라서 전력공급에 신경써야 합니다. 태양광패널 40개와 열발전기 12개를 동원해서 6000의 전력을 확보하니까, 별도로 관리할 필요없이 외부조명과 충전기 및 담수기를 모두 운용하는데 무리가 없습니다.
스캐너룸에 달려있는 카메라 드론을 조종하면 다양한 각도에서 사신이를 볼 수 있습니다. 추적자를 제외한 동물들은 드론을 무시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관찰이 가능하죠. 뿐만 아니라 드론 자체적으로 전조등을 가지고 있어서 밤에도 구경이 가능합니다.
사신이가 있던곳은 모래언덕, (북서쪽) 버섯숲 (Mushroom Forest), 초원평야 (Grassy Plateaus)가 만나는 지점인데요. 지리적으로 상당히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모래언덕에서 티타늄과 석영 및 은을 대량으로 수급할 수 있고, 석회암과 사암 덩어리들을 통해서 구리, 금, 납 등의 기초자원도 쉽게 확보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루비, 리튬 같은 고급 광물들도 반경 500m 내에서 얻을 수 있죠. 인근 버섯숲에 주격리시설 (Primary Containment Facility)로 가는 포탈까지 있어서 교통편도 좋습니다. 노다지에 역세권이라서 사신이가 눈독들일만한 위치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격리시설로 가는 포탈을 통해 용암지대에 있는 해룡 레비아탄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다만 빈손으로 가면 재미가 없으니까, 전류장어 (ampeel)를 양식해서 데려가기로 했습니다.
용암지대에 전류장어를 대량으로 풀어놓으면 해룡 레비아탄에게 짜릿한 스파크를 선사해줄 수 있습니다.
주격리시설에는 잃어버린 강 (Lost River)의 유령숲으로 가는 포탈도 있는데요. 거기에는 유령 레비아탄의 아성체가 있죠. 그 녀석을 가까이서 구경할 수 있는 기지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잃어버린 강 자체의 지형이 폐쇄적이라서 유령 레비아탄이 굳이 다른 곳에 갈 일이 없으니, 자원 소모를 감수하고 거대한 케이지를 만들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유령숲은 수심이 깊은데다가 인근에 화산지대가 없어서 태양광패널이나 열발전기를 사용할 수 없기에, 생체반응로와 핵발전기로 전력을 공급해 줬습니다.
마운틴 섬의 격리집행 플랫폼 (Quarantine Enforcement Platform) 인근의 지상에도 기지를 지어 봤는데, 사신 레비아탄이 기지 위에 끼어버렸네요.
원래는 섬 반대편에서 배회하던 놈인데, 지면을 뚫고 돌아다니더니 결국에는 이렇게 되어버렸습니다. 희안하게도 지상에 있을때는 사신 레비아탄의 포효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물리적으로 말이 안되지만, 서브노티카가 바다를 주 무대로 하는 생존 게임인만큼 그렇게 거슬리는 요소는 아닙니다.
오로라호 추락지역과 마운틴 섬 사이의 북동쪽에도 버섯숲이 있는데요. 얕은 수심에 사신 레비아탄이 돌아다니길래 이 녀석도 반려동물로 만들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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